오타꾸의 라틴어라고 불리는 일본어.
일본어를 마스터하고 영어도 그럭저럭 할 수 있게 된 나는 라틴어를 공부하기로 했다.
이유: 이거 너무 많이 쓰이는데 궁금해 죽겠음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듯 마이너 취향을 가진 나는 직접 라틴어 공부를 하기로 했다.
라틴어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을 써보려고 한다.
책도 빌려보고 구글에 이리저리 검색해보면서 쓴다.
진짜 그뭔씹 안궁금한 내용도 나한테 재미있으면 쓸거다.
 
틀린거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반영함. 저도잘모름~
 
 
 

(1) 라틴어는 어떤 언어인가

라틴어는 사어이다. 모국어 화자가 없는 언어를 사어라고 한다.
그러나 간지나기 때문에 오늘도 서브컬처계는 라틴어를 쓰고 있다.
 
라틴어는 굴절어다.
굴절어는 뭐냐면 문장 내에서 맡은 역할에 따라 단어의 형태가 바뀌는 언어를 분류하는 말이다.
대충 언어학 발이라도 담갔으면 굴절어 교착어 고립어 이 정도는 익숙한 단어인데
나도 맨날 까먹으니까 써놔야겠다.
 
굴절어 - 유럽쪽 언어가 대부분 이거다. I - my - me - mine 이런 식으로 단어가 문장 내에서 맡은 역할에 따라 단어가 바뀐다. 근데 막상 영어는 고립어다.
교착어 - 한국어나 일본어가 속한다. 단어에 이것저것 붙어서 문장을 구성한다.
고립어 - 중국어가 속한다. 단어에 접사도 붙지 않고 단어가 바뀌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순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라틴어는 성(性)이 있고 수를 따진다.
단어에 성이 있다는 건 뭔 말이냐면 여성명사의 술어는 여성형으로 써야 하고 남성명사의 술어는 남성형으로 써야 한다는 거다.
이상하고 짜증 나 보이지만 편한 점도 있다.
 
 나는 키가 큰 어머니의 아들을 보았다.
 
한국어 문장으로 쓰면 어머니가 키가 큰 건지 아들이 키가 큰 건지 애매하다.
하지만 라틴어 문장일 때 '키가 큰'이 남성형이라면 아들이 키가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키가 큰'이 여성형이라면 어머니가 키가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라틴어 문장으로는 모른다. 그냥 예문으로 든 거다)
 
수일치는 영어에서도 했으니까 쉽게 알 수 있다.
I have a pen.
she has a pen.
이런 거다.
 
 
 

(2) 라틴 문자에 대해서

라틴어는 로마자를 쓰기 때문에 (정규교육을 이수했다면)따로 배우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대부분은 쓴 대로 읽으면 된다. 영어와는 다르다 영어와는!
 
Carpe diem. (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겨라.
Cogito ergo sum. (코기토 에르고 숨)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고전 라틴어에서는 v=u, i=j였다. 그래서 모음 자리에 v나 j가 쓰여 있으면 u나 i로 읽으면 된다.
FF14 변옥4층 브금 이름을 생각하자.
Hic Svnt Leones(여기 사자 있음) 이걸 검색하려면 sunt로 쳐야한다.
 
재밌는건 w가 없다. w는 후대에 만들어졌다. w 어떻게 읽는지 생각해보자. 'double u'다.
프랑스어에서는 w를 두블르베(double v)라고 한다. v=u임을 알 수 있는 재밌는 이야기다.
 
ti를 티라고 읽을 때도 있고 시라고 읽을 때도 있는데
s, x, t가 앞에 오면 그대로 티로 읽고 아니면 시로 읽으면 된다
ex)
bestia = 베스티아
oratio = 오라시오
 
 

(3) 기초 문법

라틴어는 S-V-O(주 술 목) 구조이다.
근데 앞에서도 말했듯이 술어에 주어의 정보가 담겨있기 때문에(여자인지 남자인지, 몇인칭인지 단수인지 등등)
주어는 생략해버려도 말이 통한다. 그리고 어순이 있긴 한데 빡빡하게 지키지는 않아도 된다.
 
당장 위에서 나온 Cogito ergo sum도 주어가 없다.
이 문장을 분석해 보면 
Cogito(동사) 생각한다
ergo(접속사) 그러므로
sum(동사) 존재한다
 
Cogito는 직설법 현재 미완료 능동 1인칭 단수(동사 하나에 이만큼의 정보가 담겨있다)
ergo는 접속사
sum은 직설법 현재 미완료 능동 1인칭 단수
 
그러니까 한국어로 번역하면 주어를 넣어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되는 것이다.
주어를 추측하는 게 귀찮아 보이지만 당장 한국어 번역문도 주어를 생략하고 있다.
 
(라틴어) Cogito ergo sum -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한국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영어) I think therefore I am.
 
영어는 주어를 두 번 다 써 주고 있다.
한국어는 접속사 뒤의 문장인 '나는 존재한다'에서 주어를 생략해도 말이 통하기 때문에 뒷 문장은 주어가 없다.
라틴어는 주어를 다 생략했다.
 
이런 차이인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반복하는 건 낭비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라틴어에는 관사가 없다.
왜 후대 사람들은 관사 따위를 만들었을까?
 
스페인어는 성+수 관사가 있다.
 
정관사(the)
남성 단수관사 → El (El Dorado)
남성 복수관사 → Los (Los Angeles)
여성 단수관사 → La (La Campanella)
여성 복수관사 → Las (Las Vegas)

부정관사(a/an)
남성 단수관사 -> Un
남성 복수관사 -> Unos
여성 단수관사 -> Una
여성 복수관사 -> Unas
 
ㅋㅋ 이걸 보면 라틴어에 관사 있었으면 기절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4) 단어의 성(性)

라틴어 단어에는 성별이 부여돼 있다.
예를 들면 코(鼻)는 'nasus'라고 한다. '-us'는 남성형 명사에 주로 붙는 접미사다.
'장미'는 'rosa'로, '-a'가 여성형 명사에 주로 붙는 접미사다.
'금'을 의미하는 'aurum'의 '-um'은 중성 명사에 주로 붙는다.
 
단어 성별을 누가 정했냐고? 누군가가 정했겠지...
책을 세는 단위를 권으로 정하고 동물 세는 단위를 마리로 정하고 담배 세는 단위를 개비로 정한 건 누굴까?
랑 비슷한 의문이니까 그냥 그런가보다 하자.
 
아무튼 단어의 성은 술어에 영향을 미친다.
큰 코(남성명사)라면 'magnus nasus'가 된다.
큰 장미(여성명사)라면 'magna rosa'가 되고,
큰 금(중성명사)이라면 'magnum aurum'이 된다.
 
많은 유럽어들은 여성/남성 정도만 구분하고 여성/남성/중성이 있는 건 독일어 정도라고 한다.
라틴어의 원죄가 깊다.
 
 
 
 
 
 
오늘의 공부는 여기서 끝.
단어를 찾아볼 땐 이 사이트를 참고하고 있다.
 
https://latina.bab2min.pe.kr/xe/lk

 

라한사전

 

latina.bab2min.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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